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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플랫폼을 원하는 창작자

VEIN-X 2023. 3. 7. 06:22

탈 플랫폼을 원하는 창작자, 그 안의 자유와 무질서

www.veinx.net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 웹 3.0의 가치를 추구한 기업은 어떤 모습일까.

첫번째.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블로그 플랫폼에선 글을 쓰려면 회원 가입이라는 절차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이메일 정보부터 많게는 생년월일, 실명, 연락처 등 다양한 정보가 블로그 운영 기업에게 전달된다.
반면 Web 3.0에서는 글을 쓰려면  
지갑 주소만 있으면 되니 개인 정보가 특정 기업에 넘어가지 않는다. 가입 정보뿐만 아니라 작가가 올린 수많은 글도 조작되거나 삭제되지 않고 영원히 분산 서버에 저장된다. 이 말은 어떤
글이 올라와도  함부로 없애는 게 불가능하며 오직 글쓴이만이 글의 게시 및 삭제 여부를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글쓴이는 글을 수정하거나 비공개 처리는 할 수 있으나 실제 한번 배포된 데이터 자체는 블록체인 상에 영원히 남는다.


두 번째, 작가에게 새로운 수익을 주기 위해서다. 미러에 올린 글은 곧바로 NFT 형태로 공개할 수 있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을 인증할 때 활용된다. 따라서 NFT로 만들어진 블로그 글은 이후 하나의 디지털 작품으로 인정되고, 외부에 판매하거나 경매에 부칠 수 있다. 블로그의 전통적인 수익 창구였던 유료 콘텐츠 배포나 광고 배너 게시를 넘어 새롭게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 블로그 글을 쓰기 전이나 작성 완료 후에 독자에게 후원을 간편하게 요청할 수 있고, 후원금은 암호화폐로 받을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과 유사하지만 중개자를 없애 중간 수수료를 최소화하고, 후원금을 모으고 지급하는 과정을 자동화한 게 특징이다. 후원에 대한 대가로 창작자는 다시 독자에게 암호화폐나 NFT를 지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와 글쓴이 모두 미러 안에선 수익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

웹 3.0 시대를 대표하는 혁신적인 블로그 기술이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암호화폐나 NFT에 관심이 없는 창작자에겐 대단한 서비스가 아닐 수 있다. 모든 콘텐츠를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구조도 누군가에겐 필요 없는 기능일 수 있다. 오히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글이 돌아다닌다면 플랫폼 기업이 책임지고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만약 블로그 글이 인권탄압의 현장이나 혹은 정부 비판 내용을 포함한다면 어떨까? 경쟁 기술, 라이크코인(LikeCoin)은 그런 고민 속에 등장했다.


라이크코인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을 목격한 어느 게임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라이크코인의 구조는 미러와 유사하나 콘텐츠 저장보단 원본 추적 및 영구 보존 기능에 더 집중한 서비스다. 라이크코인에서 콘텐츠를 발행하면 해당 글의 날짜, 지역, 버전, 작성자 정보 등을 담은 메타데이터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콘텐츠의 수정 여부를 추적할 수 있다. 라이크코인 개발자는 용량이 큰 콘텐츠 전부를 이더리움에 올릴 경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파악해 글의 원본 인증 정보만 따로 추출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라이크코인의 주요 이용자는 정부 검열을 피하려 하는 언론사다. 홍콩의 수십 개 독립 언론사들이 사진과 기사 내용을 요약해 라이크코인 위에 올려두면서 데이터를 보존하고 있다.


웹 3.0 서비스 콘텐츠 삭제나 수정에 대해서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 사용자가 알아서 하도록 자율권을 주고 있다.
규정을 위반한 영상이나 계정은 임의로 삭제하고 수익 창출을 못하도록 막는 유튜브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원칙 때문인지 오디시에는 요리, 운동과 관련된 일상적인 콘텐츠도 존재하지만 폭력적이거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영상도 함께 올라오고 있다. 오디시의 인기는 나름 높아져 2020년 출시된 이후 월 활성 사용자가 870만 명까지 올라섰다. 지금까지 1,000만 개가 넘는 비디오가 오디시에 업로드됐다고 한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퇴출된 영상들이 오디시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유독 가짜 뉴스나 백신 반대 운동, 히틀러나 나치를 미화하는 영상을 오디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오디시를 극우주의자들의 유튜브라고 부르기도 한다.

트위터 혹은 페이스북의 대안 기술로 알려진 갭(Gab) 은 탈중앙화 소셜 서비스다. 갭은 오디시와 비슷하게 극단적 보수 지지자들이 이용해 유명해졌으며, 실제로 인종차별이나 반유대주의, 극우 성향의 글을 갭 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미 피츠버그에서 일어난 총기사건의 용의자가 갭에서 활동했던 게 알려지면서 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 높아지기도 했다. 분산 구조를 채택하게 된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클라우드 기업, 결제 기업, 구글 플레이, 애플 스토어 등이 갭 안의 혐오성 콘텐츠를 지적한 후 갭을 차단하거나 고객으로 받지 않겠다고 발표해 어쩔 수 없이 다른 기술을 모색해야 했던 것이다.

갭은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분산 형태의 인프라를 선택했다. 이때 분산형 소셜 기술 ‘마스토돈’을 복사해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마스토돈 개발팀마저 갭이 극단주의와 인종 차별을 부추기는 공간이라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기술을 쓰는 것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다만 마스토돈 자체는 오픈소스 기술이기에 외부에서 가져다 쓰는 것을 막을 수 없어서 갭은 지금까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갭 역시 별도의 콘텐츠 관리 정책이 없으며 온라인 공간의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다른 기업처럼 토큰을 활용하진 않으나 카드사가 갭을 보이콧하면서 갭은 어쩔 수 없이 비트코인이나 계좌 이체 방식으로만 유료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고 있다.